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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無와 토론문화
작성일 2019.01.31

 

3無와 토론문화

김준동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서울경제신문, 1월 31일자

 

지난해에 유행했던 건배사 중에 ‘3無’가 있다. 세상에 공짜가 없고, 비밀이 없고, 그리고 정답이 없다는 말이다. 인생의 정곡을 찌르는 말이다. 그렇다. 사실 개인의 인생이든 사회든 국가든 정답은 없다.

다만 시대의 정답은 그 시대의 사람들이 만든다. 국가적인 리더십과 시대정신에 충실한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통해 정답을 찾아간다. 국가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나 중요한 문제에 부딪쳤을 때, 국가의 주체들이 무엇이 장단기적으로 국가와 사회에 도움이 되는지를 두고 서로가 양보와 타협을 통해 정답을 만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지금 대한민국의 경제는 어렵고 중요한 문제에 부딪혔다. 그리고 난제에 대한 정답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노사정의 ‘사회적 대화(social dialogue)’가 필요하다.

노사정 대화방식은 유럽에서 시작된 제도다. 지난 1982년도 극심한 경기침체를 맞아 노사정이 함께 양보와 타협으로 위기를 극복한 네덜란드 바세나르협약이 대표적이다. 그 외에도 스웨덴·덴마크·이탈리아·독일 등에도 사례가 많다.

그리고 유럽은 유럽연합(EU)으로 통합한 후에도 유럽공동체 차원에서 유럽노조연맹(ETUC), 유럽공동체산업연맹(UNICE), 그리고 28개 회원국 정부를 대표하는 EU집행위 이들 3자가 노사정대표자회의를 매년 개최한다. 아예 법으로 매년 봄에 개최하도록 못을 박아놓았다.

유럽의 사회적 대화가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원인에 대한 분석은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담론과 다양성에 대한 포용, 소위 톨레랑스(tolerance) 문화가 잘 받치고 있다. 나아가 각자의 이해관계를 떠나 공동체의 이익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은 대부분 일치한다. 국가라는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각자가 대안을 가지고 대화에 참여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유럽 각국은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사회적 대화를 가동한다. 대표적으로 독일의 노동 4.0 이 그 예다. 독일은 제조업 강화를 위해, 인더스트리 4.0으로 불리는 산업 4.0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금속노조 등 노동조합과 공동으로 노동 4.0을 만들었다. 노동 4.0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노사정, 학계, 그리고 시민이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 플랫폼이다. 참 부러운 일이다.

우리나라도 벌써 노사정 대화의 역사가 20년이 넘었다. 1997년도 국민의 정부 때 출범한 이래 시행착오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해왔다. 국민의 정부 때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협약, 참여정부의 카드대란 시 일자리 만들기 사회협약,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민정 합의, 2015년도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합의 등이 이뤄졌다.

그리고 현 정부 들어 민주노총까지 참여한 네 차례의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사회적 대화기구 개편방안에 합의가 이뤄져 종전의 노사정위원회가 경사노위로 새롭게 출범했다. 민주노총은 한국노총과 더불어 경사노위 출범의 산파 역할을 했다. 하지만 엊그제 민주노총 대의원대회를 통해 경사노위에 사실상 불참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아쉽다.

 

사회적 대화는 반드시 합의되지 않더라도 시대를 이끌어나가는 주체들이 모여 담론을 하는 장으로 지속돼야 한다. 담론 자체가 합의보다 더 의미가 있을 수 있다.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것이 훨씬 많다. 돈이든 법이든 최종적인 것은 국회에서 결론이 날 수밖에 없고 마지막 마무리는 좋든 싫든 국회의 몫이다.

이 세상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다 같이 정답을 찾는 노력을 하는 사회와 그렇지 않은 사회는 차이가 많다. 귀가 닳도록 많이 들은 말,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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