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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NDC 상향 요청,기업은 또 불안하다
작성일 2021.03.30

NDC 상향 요청,기업은 또 불안하다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국민일보, 3월 30일자

 

2015년 체결된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세계 각국은 5년 단위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수립해 유엔에 제출하고 이를 이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말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대내외에 천명하고, 2030년까지 2017년 배출량 대비 온실가스를 24.4% 감축하는 목표를 제출했다. 그러나 최근 유엔은 보고서에서 전 세계 75개국이 제출한 2030년 감축 목표를 평가한 후 미흡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한국을 비롯한 대다수 국가에 수정을 요구했다고 한다. 벌써부터 유엔 차원의 요청이니 정부가 NDC를 불가피하게 상향 조정할 것이라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수정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당초 정부가 수립한 감축 목표는 2030년 배출전망(BAU) 대비 37% 감축이었다. 현실적 감축 여력을 고려해 국내에서 25.7%, 해외에서 11.3%를 줄인다는 계획이었다. 또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산업 부문의 현실을 반영해 산업 부문의 감축 목표는 12% 이내로 정했다. 그 이후 문재인정부에서 2018년 감축 목표는 유지하면서 그 내용을 전면 수정해 11.3%였던 해외 감축을 1.9%로 축소하고, 약 1억t에 달하는 해외 감축 목표를 국내 감축으로 돌려서 해결토록 했다.

문제는 감축 목표 수정에 따른 부담이 산업 부문에 지나치게 집중됐다는 점이다. 산업 부문의 감축 목표가 11.7%에서 20.5%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당시 산업계는 기술적으로 가능한 감축 수단이 마땅치 않은 상태에서 목표만 무작정 높일 경우 산업 경쟁력 약화 등 많은 우려를 제기했지만, 이러한 의견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우리 기업들이 이번 NDC 상향 조정 움직임을 크게 우려하는 이유다.

그동안 경제계는 지난 30년간 자발적 협약, 온실가스 목표관리제, 배출권거래제 등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국제에너지기구(IEA) 통계에 따르면 국내 산업 부문의 에너지 1메가줄(MJ) 소비당 이산화탄소 배출은 34.8g으로 20년 전보다 42% 이상 개선됐다. 이는 유럽연합(36.9g) 미국(39.6g) 일본(55.7g)보다 앞선 수준이다. 또 주요 업종별 에너지 효율을 살펴보면 한국을 100으로 봤을 때 철강은 조강 1t 생산 기준으로 일본(104) 미국(118)보다 높고, 석유화학은 주요 설비 기준으로 유럽연합(145) 북미(167)보다 월등히 앞섰다. 이는 경제계가 정부 정책에 호응해 최신 감축 기술을 산업 현장에 도입해 얻은 매우 의미 있는 결과다.

2030년 감축 목표는 2050 탄소중립으로 가는 중간 목표이므로 막연한 이상이 아닌 현실적 전략이 요구된다. 우리 기업 중 일부 선도 기업들이 RE100(재생에너지 100%), 2050 탄소중립 선언 등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행동에 나섰다. 이런 기업의 의지를 현실화하려면 재생에너지와 수소 공급 인프라는 물론 수소환원제철기술, 탄소포집저장기술 같은 혁신적 기술들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부가 기후대응기금을 마련해 기술 개발과 인프라 조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하지만 여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온실가스 감축은 발전, 산업, 수송, 건물, 공공 부문 등 국가 전 분야에서 추진되고 있다. 그런데 정부의 2018~2019년 온실가스 감축이행실적 평가 결과에 따르면 산업 부문만 정부 계획을 1.7% 초과 달성했다. 2030년 감축 목표를 2050 탄소중립에 맞춰 수정하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각 부문의 감축 기술 수준과 감축 여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합리적인 수정안이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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