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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4조 對美투자의 남다른 의미
작성일 2021.06.02

44조 對美투자의 남다른 의미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매일경제신문, 6월 2일자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은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함과 동시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공감대를 마련하고, 대북정책 공조도 약속했다. 미국 백신 기술과 우리 생산 역량을 결합하는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 기후변화, 6G, 양자컴퓨팅 등에서 미래지향적 기술협력을 추진키로 한 부분이 눈에 띈다.

특히 경제 분야 합의사항 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394억달러(44조원)에 이르는 우리 기업의 통 큰 대미 투자였다고 생각한다. 우리 기업의 대미 투자는 법적으로 구속(legally binding)되는 것이 아니며, 한국과 미국 상호 간 필요에 의해 이뤄진 선의의 약속이다. 하지만 이번 투자에 대하여 국내에 투자했으면 하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 이후 미국 중심의 첨단산업 글로벌 공급망(GVC) 편입을 위해 세계 각국은 대미 투자를 늘리고 있는 추세다. 경쟁국인 일본의 경우 미국에 지속적인 투자를 해온 결과 지난 30년간 일본의 대미투자 금액은 6120억달러로, 같은 기간 우리 대미투자의 4.5배가 넘는 수준이다.

올해 4월 일본 대표기업인 도요타는 인디애나주에 전기자동차 신규 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계획(8억3000만달러)을 또 발표했다. 일본보다 뒤늦었지만, 우리 기업도 중장기 대미 투자계획을 이번 기회에 발표한 것이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이번 대규모 대미 투자를 결정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미국 시장 선점이다. 우리 주력산업인 반도체 분야에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는 수주산업이라는 특성상 고객사와의 관계가 중요하다. 퀄컴, 엔비디아, AMD 등 세계 팹리스(반도체 설계·개발업체)의 57%가 미국에 있으므로, 팹리스를 고객으로 하는 파운드리는 미국에 있는 것이 유리하다. 대만의 TSMC는 2030년까지 미국에 6개 파운드리 공장 투자계획(360억달러)을 밝혔고, 인텔도 파운드리 분야 진출을 위해 추가 투자(200억달러)를 할 계획이다.

전기차 배터리 산업도 마찬가지다. 배터리 수요처인 완성차 생산업체의 다양한 주문에 유연하게 대응하려면 완성차 업체 인접지에 배터리 생산공장이 있어야 유리하다. 작년 기준 우리 배터리 3사의 생산설비 비중은 유럽(51%), 중국(33%), 한국(13%), 미국(3%) 순이다. 포드, GM 등 미국 완성차 업계의 전기차 생산 확대에 대응하려면 우리 배터리 기업의 선제적 대미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미투자 확대로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 일자리가 국내가 아닌 미국에서 창출되게 된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다만 우리 주력산업 분야에서 초격차를 유지하려면 지속적인 연구개발(R&D) 및 시설 투자가 불가피하므로 국내 투자도 함께 늘어날 수밖에 없다. 대미투자를 통해 소재와 부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이 과정에서 기술력 있는 우리 중소기업의 간접수출 효과도 기대된다.

예를 들어 배터리의 경우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이 지금까지 손발을 맞춰온 국내업체 소재를 계속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의 대미 수출확대 기회가 될 수도 있고 국내 일자리도 함께 늘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발표된 투자규모나 내용 면에서 볼 때 우리 경제의 높아진 위상과 실력을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기업의 대미 투자가 미국의 마음을 움직여 한미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이 이런 세계 굴지의 기업, 대표산업을 갖고 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 하지만 이제 우리 기업이 국내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기업환경 개선과 과감한 규제철폐 정책 추진 등으로 정부가 화답할 차례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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